토하고싶어.

내가 가지고있는 내 것.

스푸트니크! 2004. 4. 20. 15:31
요절한 시인의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어 차라리 고통스러운 詩와,

도둑처럼 스멀스멀 기어들어오는 왼갖 잡념과,

이유없이 찾아들지 않는 잠과,

죽은 듯이 누워 있어도 어김없이 진동하는 배고픔과,

요리에 소질없는 딸래미,
반찬없으면 굶고 다닐까 시골에서 택배로 부쳐주신 김치와 감자와 콩조림과,

친구를 잃고 고독한 소주 한 병과,

귓가에서 끊질기게 앵앵거리며 절대 잡히지 않는 날렵한 룸메이트
약삭빠른 모기 한 마리와,

잊을만 하면 한번씩 삐그덕 거리는 고장난 무릎과,

시간은 틀림없이 흐르고 있다고 외쳐대는 집요한 벽시계와,


고통스런 책을 그래도 끝내 부여잡고 허걱대는

요절한 시인과 같은 나이의

한참 어린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