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날 나날.

그녀석과 나의 인연

스푸트니크! 2004. 4. 17. 15:51
같은 날 같은 시에 윗동네와 아랫동네서 그 녀석과 나는 동시에 태어났다.

윗동네에서는 떡두꺼비같은 장남탄생에 동네 잔치를 해댔고,

아랫동네에선 또야? 휴우~~ 그리곤 정적... ㅡㅡ;

똑같은 1남4녀의 형제지간.

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교 6년 동안 같은 반.

그 녀석은 남자로 2번, 나는 여자로 2번.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전주에서 자취하며 대학 생활.

그 녀석은 시를 쓰고, 나는 국문학 전공.

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전에서 직장 생활.

같은 법동에서 거주.

오밤중에 찾아와 여자친구 얘기 실컷 하구

난 잠 다 깼는데 자기는 졸리다며 가버리곤 하던 그 녀석.

멀뚱멀뚱 날밤 새는 나와 무섭게 코골며(아마도) 잠도 잘 잘 그 녀석. ㅡㅡ+

3월 1일 같은 날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그 녀석과 나.

독립해서 혼자 살 집을 마련하고

그쪽 집이 비는 날까지 20여일간의 차이가 나서 막막해 하는 나에게

내가 들어갈 날과 같은 날까지 집이 빈다며 내게 살라고 하는 그 녀석.

일부러 맞춘 듯이 딱 들어 맞는 날짜. ^^

세칸 짜리 집으로 이사 간다며 방 하나 날 줄까 생각하다

자기 혼삿길 막힐까봐 관뒀다는 그 녀석. ㅡㅡ;

근무중에 시간 내기 힘든 나대신 등기소에서 새 집 등기를 떼어주고

뭔지 몰라 답답해 하는 내게 걱정하지 말라며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그 녀석.

모자를 쓰면 나보다 어려보이고,

모자만 벗으면 나보다 열살은 더 많아 보이는 그 녀석 ^^;

너무 착한 그 녀석.

그 녀석과의 인연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여러분은 어떤 인연에 씨익~하고 웃으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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