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여름밤.
부침개가 생각나고 곁들여 소박한 술도 한 잔 생각나는 밤.
퇴근을 하자마자 김치부침개 부치기에 돌입.
일단 냉장고 반을 차지하는 큰 김치통을 하나 꺼냈다.
어라? 물김치네.
맞다. 물김치도 있었지 참... ㅡㅡ;
갖다놓고 한번도 먹지않은 물김치를 작은 통에 조금 덜어 다시 냉장고에 넣어두고
또 다른 큰 김치통을 꺼내 김치를 쫑쫑 썰어놨다.
오징어를 역시 쫑쫑 썰어넣고, 얼린 다진마늘도 한토막 넣었다.
언제 사다놨는지 사실 기억도 나지않는 계란 두개를 깨뜨려(계란이 상하지 않았을까 내심 걱정) 질펀하게 섞어놓고, 밀가루를 찾는데...
없다. ㅡㅡ;
밀가루 사러가기 귀찮은데...
암튼 이리저리 뒤져보는데 부침가루가 있다.
이건 언제 사다놨지? ^^;
여튼 다행히 부침가루로 반죽을 하는데 역시나 물을 너무 많이 부어 김치가 둥둥 떠다닌다.
부침가루를 더 넣고 김치를 좀 더 쎃어넣고...
많다. ㅡㅡa
가스렌지에 팬을 올리고 식용유를 꺼내 부우려는데
2005, 5,2.
유통기한이 한달도 더 넘었다.
끓여먹으면 괜찮지,^^;
팬에 식용유를 듬~뿍 붓고, 김치반쥭을 부어 편다.
김치전의 가장자리는 거의 튀겨진다. ㅡ_ㅡ
멋지게 뒤집는다.
찢어진다.
오징어가 몰린 자리는 접착력이 부족해서인지 너덜너덜해져서 결국 김치오징어너덜전이다.
반죽으로 적당히 땜질을 하고 위에 피자치즈를 슬슬 뿌려준다.
이 때가 젤 흐웃~~
팬 뚜껑을 닫고 치즈가 녹기를 기다리며 룰루랄라한다.
뚜껑을 열고... 밑은 타고 가장자리는 튀겨진 김치오징어치즈너덜전을 접시에 낸다.
나머지 반죽은 그냥 저~리 둔다. ^^;
냉장고를 연다.
참이슬, 산사춘, 와인...
참이슬을 생각하고 시작한 전이지만 비는 그쳤고, 산사춘은 양이 많고,,
와인을 꺼낸다.
부침개와 레드와인. 비오는 여름밤의 혼자만의 소소한 만찬이다. ^^
법정스님의 "혼자사는 즐거움"에 버금갈지는 모르나
이제 얼마 남지않은 나의 혼자사는 즐거움은 이렇게 특별하다.
내가 요리한 날은 특별한 날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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