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돌아와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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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술 마시기.

꽤 간만에 혼자서 술을 마셨다. 전에는 집에서 혼자 술 마시기를 즐겨했더랬지. 다들 호프집에 떼로 모여 앉아 응원하면서 웃으며, 떠들며, 부둥켜 안으며 축구를 볼 때도 집에서 되지도 않은 참치찌개를 한 뚝빽 끓여 소주를 마시기도 했고,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서 한개에 백원하는 불량과자를 한 보..

오늘을 살아보았지. 2004.07.05

그녀가 온다.

한 순간이었다.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굽이굽이 외로 난 저 길을 따라 없는 듯 있는 그녀, 그녀가 가고 있다. 그 길의 끝에 서늘한 달이 파란 그림자를 드리운, 그 그늘 아래 작은 집으로 그녀가 가고 있다. 그 적막한 집, 그가 기다리고 있다. "그녀가 온다."

영혼에 군불을 지핌 2004.06.26

슬픈 남자.

약국 문 밖, 힘에 겨운 중년의 남자가 걸어온다. 지팡이를 짚고, 걸음마를 막 배우는 아기처럼 아주 느리게, 무겁게, 힘겹게, 조심스럽게 발을 띈다. 빠르게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과 자동차들 사이로 그만 홀로 슬로우모션이다. 너무나 힘에 겨운 멀고 먼 거리를 걸어 약국에 들어와 그가 내민 처방전..

다른 나날 나날. 200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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