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숨을 쉬고, 너는 꿈을 꾸고... "꿈 꾸기를 멈춘 자, 숨 쉬기도 멈추어라." 그렇지만 난 아직 더 숨 쉬고 싶은걸...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희미해져서 그 말마저 낯설어져 버린 꿈이란 걸, 멈춘 건지, 잃은 건지, 버린 건지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더 깊이, 더 오래, 더 많이, 더 같이 숨쉬고 싶은걸... 가끔, 숨이 턱~ 하고 막히.. 오늘을 살아보았지. 2004.06.03
사랑합니다. 탁~탁~탁 칼질하는 소리. 보글보글 뚝배기 끓는 소리. 딸그락딸그락 그릇 만지는 소리. 그 소리에 잠을 깼네요.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시느라 분주하면서도 그 소리에 제가 너무 일찍 깰까봐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어제는 집에 들어갔더니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더라고요. 부침개를 부.. 오늘을 살아보았지. 2004.05.18
산이 허기지게 하다. 운 좋게 오전 근무만 하게됐다. 오후 시간이 완전히 공짜로 얻어진 셈이지. 그래서 산에 가기로 했다. 모자를 눌러쓰고 계족산을 올랐다. 시간이 나면, 아무 것도 안하면 미칠 것 같은 날, 산이 고픈 날이면 근처 계족산엘 올라 갈증을 해소하곤했다. 오늘은 그 전에 가지 않았던 길로만 골라서 올라보.. 오늘을 살아보았지. 2004.05.15
불빛이 나오는 귀이개 귀이개. 귀속 이물질을 파내는 기계. 귓 속은 캄캄하니까 이리저리 귓볼을 잡아 당기면서 불빛을 억지로 끌어들여서 해야만 하는 제거작업. 듣지 말아야 할, 간직되지 말아야 할 수 많은 말들을 걸러 찌꺼기로 남은 귓속 쓰레기. 이제는 그 귀이개에서 불빛이 나온다. 환하게 불이 켜진다는 귀이개를 .. 오늘을 살아보았지. 2004.05.12
Love, hurt 넘어져 무릎이 까졌다. 피가 나고 멍이 들었다. 파랗게 멍든 자국 가운데 붉은 하트가 선명하다. 사랑은 이렇게 아프게 오는 것일까... 오늘을 살아보았지. 2004.05.10
초승달과 밤배, 북극성. 초등학교 친구들과 보문산엘 다녀왔다. 붉은 진달래꽃과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과... 그리고 맑은 웃음소리. 산을 내려와 산아래 주막을 갔다. 동해바다 해물파전에 동동주, 닭매운탕, 녹두빈대떡까지 주막 마당, 다리 부러질 염려없는 튼튼한 돌상에 한상 가득 채려놓고 먹는다. 달짝지근 알싸름한 .. 오늘을 살아보았지. 2004.04.29
비오는 날 애호박부침개 한 접시. ^^ 비오는 날 총각김치를 우그적우그적 씹어먹으며 "봄날은 간다"를 다시 본다. 띠리링띵띠링~~ 문자메세지. 멀리 사는 초등학교 남자동창이 애호박 부침개를 부쳐 먹었다면서 내게도 한 접시 보내줬다. 맛 좋게 생긴 저 애호박과 꼬신내 진동하는 기름냄새. 친구녀석, 고맙긴 한데 먹으면 먹을수록 더 허.. 오늘을 살아보았지. 2004.04.27
해괴망측한 꿈 이야기. 어제 두통이 가시질 않길래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눈을 떠보니.. 병원이다. 엄마와 언니가 걱정스레 날 보고 있다. 수술을 해야 한단다. 그래서 수술 준비를 한창 하는데 갑자기... 내가 애를 낳았다. ㅡㅡ; 아주 건강하고 잘생긴 사내아이다. 가만히 들여다 보는데 어째 누군가 많이 닮았다는 생각.. 오늘을 살아보았지. 2004.04.26
사막을 맛보려거든 황사를 들이키시오. ^^; 황사가 심하네요. 중국 고비사막에서 불어온 모래바람에 이 도시의 먼지가 섞인 거라지요. 이 도시의 먼지맛은 맨날 맛보니까 그 맛을 빼고나면 고비사막의 모래맛이 남겠죠? 나머지 맛을 가만히 음미해 보세요. 사막의 맛. 한 번 맛보고 싶은 거였어요. 직접 가보고도 싶고요. 황사의 맛을 보니까... .. 오늘을 살아보았지. 2004.04.23